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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하반기 인턴 [그레이스앤에드가]

[D+53] 오랜만에 돌아온 인턴일지

귀찮다는 핑계로 쓰지 않았던 인턴일지를 이렇게 다시 쓰게 되었다. 

마지막에 현타와 함께 사라져버린 인턴일지라서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은 얘가 무슨 우울증에 빠졌을까라고 걱정하신 분들이 계셨겠지만,

저는 현타 대신 알찬 열정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뭔가 바로 전에 썼던 인턴일지 조큼 쪽팔려서 지우고 싶은데 그냥 내비두려구요^^ 그것도 그냥 저의 일부분이니...)

 

음 .. 인턴일지의 포맷보다 지금은 내가 느낀 점들을 쓰고 싶어서 오늘은 줄글 형태로 쓸 계획이다. 

 


인턴 한달, 열정에 찼던 나는 현타와 마주했다. 

인턴 한달차, 반복되는 일상에 현타를 느꼈다.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콘텐츠 굴레에 빠졌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내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각해서 딥다이브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기획안을 현실화하는 과정을 처리했었다.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가 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른 인턴분과 마찬가지로 현타를 느꼈다. 매우, 너무 많이. 

정말 진지하게 지인으로부터 추천이 온 회사 지원서를 쓰기도 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 

지원서를 쓰느라 새벽 2시에 자고 출근해서 모니터를 보는데 눈이 빠질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하루 전날까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다니는 회사를 떠나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성장세가 너무 가파르다. 일매출 2000만원이 달성하기 시작했다. 
  2. 생각보다 내가 배운 점들이 많았다. 회의 시간에, 슬랙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눴던 이야기들이 나는 제외되어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니 개선할 점이 많이 보였다. 내가 마케터로서, 기업인으로서의 시선을 어느순간 배웠다는 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3. 국내경영현장실습 지원이 되었다. 
  4. 지원서를 쓰면서 보니 내가 과거에 했던 다짐들, 경험들이 생각나면서 초심을 왜 잃었을까라는 나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다. 

지원서 마감 하루전날까지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다가 새벽에 잠들었다. 

다음날, 나는 마지막으로 한번 말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저는 많은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니 저에게 많은 일들을 요청해주세요. 

고민의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내린 결과 다음과 같다. 

문제상황 : 회사는 좋은데, 하는 직무가 너무 단순해서 일이 좋아지지 않는다. 

해결방법 :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정말 단순한 방법이다. 하지만 나에게 열정을 다시 가져다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여기서 다른 일을 하면 된다는 의미는 그냥 사수에게 저는 이 일이 싫어요, 그러니 다른 일을 시켜주세요 라고 단순히 말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에서는, 누군가는 꼭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일을 저버리면 안된다. 

내가 말하는 다른 일을 하면 된다는 의미는, 맡은 일을 하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어필 한다는 것이다. 

 

사수분께서 초반에 잔잔한 효님은 이런 일을 해주세요 라고 부탁했던 마케팅 자료를 보게 되었다. 내가 잊고 있던, 아니 미루어왔던 인플루언서 섭외! 

그 날부터 나는 콘텐츠 제작과 인플루언서 브랜디드 콘텐츠 기획을 동시에 시작했고, 점점 다른 사람들에게 인플루언서의 일을 각인시켜 현재는 콘텐츠 제작 30, 인플루언서 관련 업무 70 의 비중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순간에 휙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 나는 진짜 이 일을 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면서 서서히 일의 비율을 바꿔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업무를 다양화하니 그토록 현타가 느껴졌던 콘텐츠 제작이, 거짓말처럼 재밌어졌다. 결국 두가지를 다 얻었다. 

 

그 이후 나는 고민하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는 많은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니 저에게 많은 일들을 요청해주세요."

이 말을 하면서 내가 평소에 푸디랩이 행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정리해 말씀드렸다. 

예를 들면, 올리브영 입점,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등...

열정을 보이고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그리고 CRM 마케팅에 관한 관심을 표했다. 

회사에 들어와 생각해보니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보다 웹사이트 내에서 고객의 경험을 최적화하고 이탈율을 줄이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이것은 다른 회사의 JOB DESCRIPTION을 보면서 깨달았다, 다른 분들도 일에 권태는 느껴지는데 어떤 다른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될 때 이 방법을 실천해보길 바란다.)

이를 사수분께 말씀드리자, 애초에 계획되지 않았던 미팅에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는 crm 마케팅도 업무를 맡아서 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는 나의 태도가 다 보인다. 

내가 한창 우울했을 때, 일에 권태를 느꼈을 때

나를 응원해줬고 신경써주는 것이 너무나도 잘 보이던 사수분과 어색해졌었다.

슬랙에서 나를 언급하는 횟수가 현저히 적었고, 그 때 재정상의 문제로 밥도 따로 먹어서 어색해졌다.

하지만 나의 마음과 태도를 고치는 순간 거짓말처럼 나는 많은 일을 맡게 되었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면서 회사에 애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현타를 느끼는 모먼트들은 있다 ㅎㅎㅎ^^;;

글로벌 CEO 특강에서 한 연사님께서 '일을 시작한지 3개월동안은 일에 미친듯이 몰입해라' 라는 말을 하셨었다. 

미친듯이 몰입해라, 정말 어려운 말이다. 나는 미친듯이 몰입해라 라는 것은 인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입사원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르지만, 인턴은 정말 일명 짜치는 일을 시키는 회사가 많다. 

그 일에 몰입하다보면 나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타를 무진장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옳은 방법은 일에 몰입은 하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혹은 관심 없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알아내서 그것에 관한 관심을 보인다면 기회는 올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씬이라면. 

 

나는 잘 풀린 케이스일 수 있다. 회사가 소규모고 모든 구성원이 수용적이고,

무엇보다 사수를 잘 만난 케이스라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정말 백번이고 천번이고 맞는 말이기에, 기회가 없다면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에 이런 글을 길게 쓰고 있다. 

"기회는 타이밍이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인플루언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하 라는 유튜버 사이트를 보다가 지금은 유튜브에 직접 쳐서 진행하고 있다. 

퍼블리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내가 유튜버라면? 이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 굉장히 많이 던지고 있다. 

메일에서 차별화를 주기 위해 유튜버의 동영상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고 000부분에서 인상적이었다, 시너지가 날 것 같다, 우리와 잘 맞다고 생각한다 라는 것을 다 다르게 보내고 있다.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답변이 오신 분들은 메일을 읽고 고마운 마음에 꼭 답장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답장하셨다고 한다.

정은 살아있다. 

 

아, 유튜버 섭외 전에 고려해야할 여러가지 사안들이 있지만 다음글에서 다뤄야겠다. 

 

그리고 지금 crm 관련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내가 아직 공부해야할 것들이 많다고 느낀다. 

다른 브랜드에서 행하고 있는 사례, 그리고 글들을 많이 읽어봐야할 것 같다.

 

그 외에도 gaiq를 따기 위해 퇴근 후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다. 

 


번외, 권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기가 막힌 타이밍

샤워기 업체에서 라이브 커머스 제안이 왔다. 

바로 내가 만든 광고를 보고 !!!!!!!!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다. 

사수 분께서 발견해주신 나의 또 다른 장점은 'customer developer'

고객의 후기를 보고 새로운 소구점을 찾아내어 이를 매출로 연동시킨다는 것!

 

샤워기 업체와 조율하다가 협상에 실패하여 라이브커머스는 흐지부지 되었지만,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 나에게 뿌듯함을 주었다. 

아직도 굉장히 뿌듯하다.

 

걱정마세요, 다른 인턴도 다 그럴겁니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학교 특성상 대기업, 컨설팅펌에서 인턴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들이 올린 인스타스토리를 보며 부러워하고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인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결과, 인턴 다 거기서 거기다.

대기업 인턴은 얼마나 더 짜치는 일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인턴의 생활들.

사람들이 왜 복사만 하다가 인턴에 질리는지도 알겠고, 신입사원이 왜 힘들어하는지도 알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계속 내 페이스를 가져가다보니 어찌어찌 다 된다. 

 

지인이 조언해줬던 말 중에

"나에게 엣지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맡아 행해라" 가 기억에 남는다. 

인턴 일들 중에서도 나의 최종 커리어에 맞는 일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서 제안하고 내가 맡아서 하면 그게 바로 돈 벌면서 취준하기!

단기적으로 내가 하는 일 말고, 나의 최종 골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일을 할 때 대입하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튼 세상의 모든 인턴들 화이팅 !!!!!

 

그리고 인턴 할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께는

안하는 것보다 10000000배는 낫습니다, 하세요!

 

인턴일지 아무튼 다시 재개합니다. 

이상 잔잔한 효였습니다. 

마지막은 개와 늑대의 시간에 퇴근하던 길, 마주친 예쁜 풍경으로 마무리! 요즘 하늘이 너무 예쁘다. 다들 하늘 한번씩은 바라보는 삶이 되시길👀